- 분야
- 학폭 심의·행정심판
- 법원
-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
- 결과
- 재결 · 행정심판 인용
- 시기
- 2022년 4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성폭력 신고에 대해 증거가 부족하다며 '조치없음'을 결정했다면, 피해 학생은 그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까요?
김정훈 변호사가 피해 학생을 대리한 이 사건에서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2022년 4월 청구를 인용해 조치없음 처분을 가해 학생 출석정지 10일, 가해 학생과 보호자 특별교육 각 5시간으로 변경했습니다.
의뢰인(피해 학생, 행정심판 청구인)은 다른 학교에 다니는 선배 학생에게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며 학교폭력으로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처음 심의는 법률 조력 없이 진행되었고 심의위원회는 강압에 의한 행위로 볼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조치없음을 결정했습니다.
억울한 마음에 찾아온 의뢰인을 위해 김정훈 변호사는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의뢰인의 진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추가 자료를 모아 보충서면을 냈습니다. 형사 고소 절차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사건의 개요
의뢰인과 가해 학생은 아는 선배의 소개로 알게 된 사이였습니다. 그 전까지 세 사람이 함께 몇 차례 만났을 뿐 두 사람 사이에 신체 접촉은 없었습니다.
사건 일주일 전부터 가해 학생은 SNS 메시지로 성적인 말을 보내기 시작했고 의뢰인은 정색하면 관계가 틀어질까 두려워 얼버무리며 넘겼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단둘이 만난 날 사건이 일어났고 의뢰인은 일주일쯤 지나 친구들에게 이 일을 털어놓았으며 친구들의 도움으로 학교에 신고했습니다.
2021년 7월 관할 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가해 학생에게 '조치없음' 처분을 했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사건 전에 두 사람이 나눈 메시지, 사건 장소의 문이 잠겨 있지 않았던 점, 사건 뒤에도 한동안 같은 공간에 머문 정황 등을 들어 강압과 폭력에 의한 행위로 볼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사건 전에 성적인 대화를 나눴다면 동의한 것으로 봐야 할까요?
조치없음 결정의 가장 큰 근거는 사건 전 메시지였습니다. 그러나 메시지를 차례로 보면 성적인 말을 꺼낸 쪽은 늘 가해 학생이었고 의뢰인은 짧게 대답하거나 화제를 돌렸습니다.
처음 겪는 상황에서 상대의 말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지, 그 대답을 성적 행위에 대한 동의로 읽을 수는 없었습니다.
김정훈 변호사의 조력 및 쟁점
김정훈 변호사는 심의위원회가 든 정황이 강압이 있었는지를 판단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이 잠기지 않았다거나 가해 학생이 잠시 자리를 비운 시간이 있었다는 사정은, 이미 겁을 먹고 제압된 피해자가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는지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사건 뒤의 정황도 상당 부분 가해 학생 쪽 진술에만 기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면 강압이 없었던 것일까요?
대리인은 보충서면에서 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2도4031 판결을 들었습니다. 폭행·협박이 있었는지는 피해자가 당시 처했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사후적으로 보아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사력을 다해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입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요구에 응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더라도 물리력에 제압된 상태에서 자포자기 심정으로 따른 것이라면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본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5. 25. 선고 2019고합427 판결도 함께 인용했습니다.
증거도 보강했습니다. 의뢰인은 사건 도중 가해 학생이 자리를 비운 사이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는데, 김정훈 변호사는 이 통화와 사건 뒤 친구들에게 피해를 털어놓은 통화를 녹음 파일로 제출했습니다.
함께 진행한 형사 고소에서 경찰이 혐의를 인정해 사건을 가정법원에 송치했다는 결정통지서도 증거로 냈습니다.
행정심판위원회의 판단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2022년 4월 청구인의 주장에 이유가 있다며 조치없음 처분을 '출석정지(10일), 가해 학생 및 보호자 특별교육 각 5시간' 처분으로 변경하는 재결을 했습니다.
위원회는 먼저 성폭력 사건을 심리할 때는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하고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폭행·협박이 있었는지도 피해자가 당시 처했던 구체적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의 법리를 들었습니다.
이어 메시지에 가해 학생의 말에 거부감을 드러낸 구절도 있는 점, 장소가 개방적이고 사건 뒤 한동안 함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동의했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의뢰인이 지인에게 도움을 청하는 전화를 한 점, 일주일 뒤 곧바로 신고했고 가해 학생을 모함할 사정도 보이지 않는 점을 짚었습니다.
심의위원회 결정 뒤 경찰이 혐의를 인정해 송치한 점, 두 학생의 관계상 의뢰인이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그 전까지 성적 접촉이 없던 사이에서 갑자기 동의했다고 보기는 이례적인 점도 함께 들어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조치의 수위에 대해서는 의뢰인이 정신적 피해를 입었는데도 가해 학생이 반성이나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를 전혀 하지 않은 점, 사건 전에도 여러 차례 성적인 메시지를 보내며 요구를 이어 간 점 등을 고려해 출석정지와 특별교육 이수가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적용 법조: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제17조, 제17조의2, 같은 법 시행령 제19조, 행정심판법 제46조
판결문·결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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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한 조치없음 처분은 행정심판을 거쳐 가해 학생에 대한 출석정지와 특별교육 처분으로 바뀌었습니다.
김정훈 변호사는 심의위원회가 근거로 삼은 정황을 하나씩 반박하고 사건 도중 도움을 청한 통화와 형사 절차의 진행 상황을 새로 증거로 내어 피해 학생 진술의 신빙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 결과는 법원 판결이 아니라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의 재결입니다.
같은 성폭력 신고라도 사건 전후의 대화, 피해 직후의 행동,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자료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김정훈 변호사의 소회
본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피해 학생이 사건 도중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했다는 사실이 가장 무게 있는 자료라고 보았습니다.
처음 심의에서는 그 사실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고 사건 전 메시지와 사건 뒤 정황만으로 판단이 내려졌습니다. 피해 학생이 진술을 바꾸지 않고 버텨 준 덕분에 뒷받침할 자료를 모아 다시 다툴 수 있었습니다.
학교폭력 심의를 앞두고 있다면 피해 직후의 통화, 메시지, 주변에 털어놓은 기록부터 지워지지 않게 챙겨 두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피해 학생도 학교폭력 조치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나요?
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2 제1항은 교육장이 내린 조치에 이의가 있는 피해학생이나 보호자가 행정심판법에 따른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없음 처분의 취소를 구했습니다.
행정심판은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요?
행정심판법 제27조에 따라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부터 90일 이내,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기간이 지나면 다툴 기회를 잃을 수 있으므로 통지서를 받은 날짜부터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행정심판위원회가 직접 가해 학생 조치를 정할 수도 있나요?
행정심판법 제43조 제3항은 취소심판 청구가 이유 있으면 위원회가 처분을 취소하거나 다른 처분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위원회는 조치없음 처분을 출석정지와 특별교육 처분으로 직접 변경했습니다.
형사 고소와 학교폭력 심의를 함께 진행해도 되나요?
두 절차는 목적과 판단 주체가 다르므로 함께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심의위원회 결정 뒤 경찰이 혐의를 인정해 사건을 송치한 사실이 행정심판에서 판단 근거 가운데 하나로 고려되었습니다.
결과는 판결문·결정서로 확인한 사례이며, 사안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